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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중년들의 이야기

     

    우리 모두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안에는 무수히 많은 개인정보들이 포함되어 있지요. 사소한 정보에서부터 은밀한 정보까지 이 휴대전화에 모든 것들이 기록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해킹당하거나 해서 개인정보가 유출됨으로 애를 먹은 연예인들도 대다수가 있습니다. 그만큼 휴대전화는 우리 삶에 있어서 떼고 싶어도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렸습니다. 어찌보면 인생의 블랙박스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휴대전화를 타인에게 마음껏 공유하고 다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장담하건데 단 한명도 없을 것입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각종 은밀한 나만의 활동들을 다 까발린다면 사회생활을 아예 하지 못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완벽한 타인" 이라는 영화는 40년 지기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식사자리에서 휴대폰 공유하기 게임을 통해서 벌어지는 비밀들을 적나라하게 그린 영화입니다. 어떻게 이런 게임을 할 생각을 했는지 왜 동의를 하게 됐는지는 영화에 나오니 굳이 스포일러를 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게임은 대단히 위험한 게임이라는 걸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여튼 "완벽한 타인"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나타나는 다양한 가면들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보여준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누구나 비밀은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친한 친구에게라도 털어놓을 수 없는 그런 비밀들은 이 게임을 통해서 하나 둘 밝혀지게 되고 각종 인간의 심리와 가면들을 깨부순 촬영기법을 통해서 극적인 반전까지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등장인물은 결혼을 하거나 결혼 예정인 커플들입니다. 태수(유해진), 석호(조진웅), 준모(이서진), 영배(윤경호).

    이 4명의 친구들은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던 인물들로 서로간의 비밀이라고는 없을 정도로 친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렇게 중년이 되고 나서의 만남에서는 철저하게 가면을 쓰고 친구들을 대하지요. 영화의 첫 장면 중에 "사람의 본성은 월식 같아서 가려도 금방 드러난다." 라는 말이 나옵니다. 어떠한 가면을 쓰고 있던지간에 결국 본성은 밝혀지게 되어 있다는 의미심장한 얘기로 들립니다. 나이를 하나 둘 먹어갈수록 비밀 역시 하나 둘 생기기 마련입니다. 우리 중년들도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무덤까지 가지고 갈 비밀이 아마 많이들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밝혀지게 되면 감당할 수 없는 수치스러운 일들도 많겠습니다. "페르소나"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봅니다.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서 적절한 가면을 쓰고 살아가기 마련이니까요. 직장에서의 나, 친구들과의 있을 때 나, 사랑하는 사람과 있을 때의 나, 부모님과 있을 때의 나, 모두 다른 내가 됩니다. 온전히 가면이 벗겨지는 순간은 나 홀로 있게 되는 그 순간뿐이지요.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완벽한 타인" 역시 겹겹의 가면을 쓰고 있는 중년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상황에 따라서는 가장 가까운 사이까지 속일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연출합니다. 특히나 마지막 반전은 대단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우리 중년들에게 한 번쯤은 권할 수 있는 그런 영화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2.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되는 순간 모든 관계는 깨진다.


    휴대폰 공유하기 게임이 시작되고 모든 휴대폰에 오는 메시지나 전화는 서로 공유하게 됩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은 어떻게 해서든 그 비밀을 감추기 위해 더 위험한 일을 시도합니다. 이 위험한 일은 또 다른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결국 친한 친구들에게 보이지 못할 모습까지 보이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는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속여야 하는 혹은 그럴 수밖에 없는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우리처럼 나이를 어느정도 먹은 중년들이라면 주위 친구들 혹은 아내나 여자친구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을 수 있지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 영화를 보러 갔다가 크게 다퉈 헤어지게 되었다는 글을 종종 봤습니다. 이들 역시 서로에게 비밀이 있었을 것인데 그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되는 순간 벗겨지는 가면들에게서 기존의 사람이 아닌 것과 같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판도라의 상자는 굳이 열려고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상자를 여는 순간 모든 관계가 종료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비밀 하나씩은 마음에 품고 있을 것이며 그 비밀은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스스로의 짐일 것인데 그것이 밝혀진다면 당연히 서로간에 정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테니까요.
    알아도 모른척하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닐 것입니다. 굳이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다면 지나간 과거는 과거로 묻어두는 것이 가장 현명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최소한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일테니까요.

    3.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정답일까?

    사실 인생에 정답이라는 게 있겠습니까. 때로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가면을 벗고 온전히 내 자신을 모두 남들에게 내보일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아마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적절한 상황에서의 적절한 가면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와 같은 중년들이라면 누구나 마음에 짐 하나씩은 품고 있을 것인데 이것은 그저 나만 알고 있는 것이 가장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완벽한 타인"이라는 영화에서처럼 모든 것이 낱낱히 밝혀지는 순간. 우리는 어쩌면 파국으로 향하는 길을 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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